여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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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너무 빨리 만나버린 인생여행과 인생인솔자
kukr***
2025-09-01

출장으로만, 사무적으로만 다녀왔던 유럽.

처음으로 가족들과 함께 가는 장거리 여행이라 설렘도 있었지만 시작은 좋지 않았다.

저녁 11시 30분 비행기인데 공항에서 집합을 5시간 전인 6시 반에 하라니..

인솔자가 초짜인가????

7명이나 되는 대가족끼리 좌석을 붙여서 가려면 미리 발권을 해야 가능하다는 대답에

하는 수 없이 6시에 공항에 도착해서 보니 다른 그룹은 없고 우리가족만 보였다..

아니 인솔자가 여기에서 피켓을 들고 기다려야 하는거 아닌가??

역시,,인솔자가 초짜였어..

 

발권을 하고 짐을 부치려는데 중량초과라 짐 정리를 다시 해야했다.

3자리 다이얼키의 비번이 안맞아 그때부터 온 가족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기를 쓰고 열려고해도 안열리는 캐리어와 씨름하기를 20여분..

점점 식은 땀이 흐르고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경험상 이런 일에 대한 해결책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인솔자에게 물어보니

딱히 뾰족한 수단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아,,,역시 이런 초짜 인솔자를 만난것 부터가 불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궁여지책으로 3자리로 가능한 모든 비번 조합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000, 001~999 이런 식으로.

숫자 하나를 시도하는데 대충 1초 잡으면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는 10의 3제곱

1000초인데 최대 16분이 나오고 기대값은 8분여..

젠장 처음부터 이렇게 해볼걸 ㅎ

역시 정확히 7~8분 정도에 캐리어가 열렸다 

 

우여곡절끝에 비행기에 탑승후 10여 시간을 이동해 내린 이스탄불공항

공항은 몇년전 와봤던 것보다 훨씬 큰것 같았고

처음으로 같은 상품으로 여행하는 팀원들을 만나게 되었다.

부부끼리 오신 분들, 우리보다 더 대규모로 오신 분들, 여성들끼리 2명 맞추어 오신 분들,,

다양한 조합이 눈에 띄였다

미처 소개를 하기도 전에 급히 

취리히행 비행기로 갈아타서 도착하고보니 오전 7시 정도

숨을 돌릴세도 없이 곧바로 버스에 탑승해 알프스로 향했다

 

루체른 호수 유람선부터 시작해 시차적응이 안된 몸을 이끌고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며

이튿날 일정을 시작했다

산악열차를 타고 오른 마테호른봉

8월에도 눈부신 자태를 뽐내는 만년설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눈물나게 비싼 컵라면을 먹으며 

알프스의 맑은 공기, 화창한 날씨를 마음껏 즐겼다

 

 

그렇게 알프스산의 체르마트, 고르너그라트 전망대등을 거쳐 

돌로미테 케이블카 대신 방문한 코르티나 담페초에서는 엄청난 규모의 산 아래에 고즈넉히 자리잡은,

동화같은 마을을 감상하게 되었고 현실과는 동 떨어진 다소 비 현실적인 모습에 카메라를 놓을 수가 없었다 

여행 5일째에 방문하게 된 베네치아.

북부지방의 나무를 깎아 세워서 만들었다는 수상도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의 나무와 노동자 그리고 시간이 걸렸는지 예측조차 할수 없고

내가 생각하고 가늠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선 일이었기에.. 

이 물의 도시가 나무위에 세워졌다는 사실이 들으면서도 믿기지가 않았다

 

 

가이드의 말대로 이 물의 도시를 채 10%도 보지 못한채 시간에 쫓기듯 다시 피렌체레 이동해

다음 날 피렌체에서 새로운 가이드를 만나게 되었고

르네상스의 발상지라는 도시답게 

미켈란젤로, 단테 등 한 시대의 획을 그은 인물들이 살던 도시가 그대로 재현된 거리 등을 거닐며

잠시나마 시간을 초월해 그들의 호흡을 느낄수가 있었으며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두오모 대성당 그리고 평생 문 2개를 만들며 일생을 바친 조각가의 이야기와

그의 대작인 천국의 문을 볼수 있었다

 

 

피렌체 일정을 마무리하고 로마 근처의 fiuggi에서 1박 후

다음 날 아침 일찍 폼페이로 이동했다

거의 2천년 전이라고는 믿을수 없었던 민주주의적 의사결정 과정 그리고 발전된 생활수준 등을 보며

이탈리아 사람들의 자국에 대한 자부심에 고개가 끄덕여 지기도 했다

 

폼페이 관람 후 선택여행으로 가게 된

아말피 해안도로…

단연코 지금까지 다녀본 도로, 마을 중 가장 가슴 시원한 풍경이었고 앞으로도 이런 해안뷰는 평생에 다시 보기 힘들만큼 아름다운 장관이었다

포지타노, 소렌토, 아말피 중간중간에 자리잡은 마을과 상점들

잠깐씩 내려서 자유시간이 주어졌지만 그걸로는 많이 아쉬웠고 

반드시 다시 이곳에서 해안뷰를 보며 가족들과 2~3일 푹 쉬고 싶다는 생각을 동시에 떠올렸다

 

 

드디어 마지막 날,,,

끝나지 않는 잔치는 없다고 했듯 처음 비행기에 내려 알프스를 내달리던게 하루이틀 전만 같은데

어느덧 마지막 날이 되었다

이제  어느정도 유럽에 시차 적응이 되려나 싶었는데 다시 한국시차에 맞춰 출발도 전날 6시 50분에서 

이날은 4시 30분으로 당겨 주는 인솔자의 섬세한 배려(?)가 인상적이었다 

따지고 보면 그 기나긴 이동시간에도 버스에서 계속 긴장의 끝을 놓지 않고

일정 점검 및 방문지 소개와 교통편/ 숙박지 확인으로 

눈한번 붙이지 못한 인솔자를 보면서 섣부르게 초짜라고 단정한 사실이 부끄러웠고

식사때도 항상 맨 마지막으로 자리에 앉아 항상 먼저 부랴부랴 식사를 마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확실히 인솔자는 같이 여행하는 여행객이 아니라 일을 하는 중이었고

여정내내 발생할 수 있는 돌발상황에 신경써야 하고

집이 아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느끼게 되는 여행객들의 불편함을  줄이려 애쓰는 모습 등에서

진정한 프로페셔널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아무튼 인솔자의 바른 판단으로 바티간에 첫팀으로 줄을 서서 관람할 수 있었고

가이드의 깨알같은 설명으로 여행지에 대한 예습없이 오는 게으름도 커버가 되었다

미켈란젤로가 혼을 불어넣은 시스티나 천장의 그림과 나름 소심한 복수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얘기들…무엇하나 흘려들을수 없고 또한 다른 곳에서는 들을 수 없는 

천금같은 시간이었다. 

 

 

 

바티간에서의 너무나도 소중했던 시간들을 뒤로한채 시작한 본격적인 로마투어 

역시 주인공은 항상 마지막에 등장한다는 법칙은 깨질수 없는 것일까?

로마는 도시 자체가 하나의 살아있는 박물관이었고

지금도 여러곳에서 유적지와 문화재의 발굴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스페인광장, 트레비분수를 거쳐 포로로마노광장까지..

내딛는 걸음 하나하나에 로마를 세운 이탈리아인들의 자부심이 느껴졌고 

한편으로는 문화재의 보전에 부족했던 한국의 자화상이 오버랩이 되었다

그와 동시에 삽을 뜰때마다 발견되는 유적지가 가득한 로마에 대한 부러움까지..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했다. 

 

 

 

난 지금 다시한번 그 아름답고 장엄했던 로마를 떠올린다

아니 어쩌면 이번 여행자체가 시종일관 아름다움과 경이로움 그 자쳐였던 것 같다

비행기에 내린 직후 마주한 만년설로 뒤덮힌 4,000미터급의 고봉에서 시작해서

세계 3대 미항이라 불리는 나폴리에 가득 펼쳐진 그림같은 해변마을

그리고 용의 눈동자를 찍듯 듯

여정의 마지막 내 가슴속에 큰 울림과 반향을 일으킨 로마의 유적지와 콜로세움까지..

 

 

사실 12월에 스페인, 포르투갈, 남프랑스 여행이 잡혀있지만 설레임보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내가 이번 스위스/ 이탈리아에서 얻은 감동,  환희를 다시 느낄 수 있을까??

내가 이번 스위스/ 이탈리아에서 만난 인솔자와 같은 분을 다시 만나는 행운이 올까??   

12월 여행이 감동보다 실망으로 가득차면 어쩌지??? 

아직 답은 알수 없다.

하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하나는 알수 있을것 같다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고 수천년 역사의 로마에도 부침이 있듯이

어차피 계속 다닐 여행이라면 

모든 여행이 로마와 같은 감동을 주지는 않더라도, 모든 인솔자가 신동현 인솔자 같은 책임감과 프로페셔널리즘이 없더라도 그것또한 긴 호흡으로는 여행의 일부라는 걸

 

끝으로 초등학생 쌍둥이들의 소란과 여러가지 말썽에도 마지막까지 웃음을 잃지않고 넓은 아량을 보여주신 팀원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 자유여행보다는 패키지여행, 패키지여행은 교원투어, 인솔자는 신동현 **